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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성 감독과의 인터뷰: 한강의 소설을 영화화한 여정

by [엔터데일리 이상민 기자] 2024. 10. 16.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맞춰 재개봉하는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는 인간 내면의 상처와 치유를 탐구한 작품입니다. 임우성 감독이 연출한 이 두 영화는 상징적 서사와 깊이 있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한강의 독특한 세계관을 다시 조명하고 있습니다.

씨네21 임우성 감독
임우성 감독, 씨네21 제공, All Rights Reserved. [재판매 및 DB 금지]

 

[엔터데일리 이상민 기자]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과거에 개봉했던 영화 ‘채식주의자’(2010)와 ‘흉터’(2011)가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한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임우성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당시에는 난해한 내용과 상징적인 서사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여 두 작품이 재개봉되는 시점에서, 임우성 감독이 한강의 소설을 영화화한 배경과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상업 영화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본 것입니다. 

 

(이 인터뷰는 기자의 질문에 대하여 과거에 기사화 됐던 인터뷰와 영상, 신문기사 등을 참고하여 재편집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임우성 감독: 한강 작가의 소설은 매우 독특한 감성과 서사를 지니고 있어서 항상 제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채식주의자’와 ‘아기부처’는 특히나 상징성과 인간 내면에 대한 탐구가 돋보였는데, 이러한 점들이 영화화하기에 도전적이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소설이 가진 그 독특한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고, 인간이 가진 감정적 상처를 스크린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한강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임우성 감독: 한강 작가의 소설이 지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감정의 미세한 변화와 상징적 서사입니다. 이 소설들을 단순히 이야기로 풀어내기보다는, 감정선 하나하나를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관객들이 인물들이 느끼는 고통과 상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인물의 표정, 대사, 그리고 장면의 구성을 세밀하게 신경 썼습니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임우성 감독: 한강의 문학적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와 ‘흉터’는 상징적 의미가 강한 작품들이라 그 의미를 전달하면서도 영화적 서사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관객들이 각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유지하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이 어색하지 않도록 신경 썼습니다.

*남자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임우성 감독: 한강 작가의 소설은 여성 인물의 감정에 대한 탐구가 매우 깊이 있었습니다. 제가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것을 표현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중심으로 접근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남성과 여성의 차이보다는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고통, 상처, 억압된 감정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보편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채식주의자’와 ‘흉터’를 각각 영화화하면서 느낀 차이점이 있었나요?

임우성 감독: ‘채식주의자’는 개인의 내면적 억압과 욕망에 대한 탐구가 주된 테마였다면, **‘흉터’**는 상처와 그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둘 다 감정적 깊이가 있지만,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의 점진적인 변화를 따라가는 서사였고, ‘흉터’는 선희와 상협의 관계를 통해 상처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두 작품 모두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 과정이 조금 달랐습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임우성 감독: 촬영 중 배우들이 감정에 몰입해 눈물을 흘리거나, 긴장감 넘치는 장면을 완벽하게 소화했을 때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박소연 배우가 **‘흉터’**에서 선희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을 때, 그 장면을 찍으면서 배우의 연기에 감동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순간들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두 영화가 모두 평점이 낮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우성 감독: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낮은 평점이 나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는 원작 소설이 가진 상징성과 철학적 메시지를 최대한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깊이를 대중이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한강 작가의 소설 자체가 워낙 난해하고 상징성이 강하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그 복잡한 감정선과 내면의 변화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관객들이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특히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부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 없이 서사만 따라가는 리뷰들이 많았던 것도 저조한 평점의 이유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재개봉을 통해 관객들이 한강 작가의 세계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2024년 재개봉을 앞두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임우성 감독: 한강 작가의 문학적 깊이와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될 수 있는 주제입니다. 이번 재개봉을 통해 다시 한번 이 영화들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깊은 여운을 남기기를 바랍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우리가 느끼는 상처와 치유의 과정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Cinetalk] 이왕 이렇게 된 거 한강 3부작으로!

씨네 21에서 글 신두영 사진 오계옥 2011-09-20 취재한 임우성 감독의 인터뷰입니다. 이 기사도 함께 읽으면 작가 한강의 작품과 임우성 감독의 생각을 더 자세히 엿볼 수 있습니다.